우리말/단어

닭도리탕? 닭볶음탕?

weega 2024. 12. 8. 12:54

우리 일상에서 지속해서 언급되는 논란(?)이 있습니다.

과연 닭도리탕이 맞을까요? 닭볶음탕이 맞을까요?

양측의 의견은 둘 다 설득력이 있습니다.

도리는 새를 뜻하는 일제의 잔재라는 말과 1920년대 문헌(조선무쌍신식요리법 등)에 도리탕이 이미 있다는 의견.

저는 모르곘습니다.

따지고 싶지 않습니다.

이제 와서 저자가 쓴다면 제가 바꿀 필요 없는 단어 같습니다. 저자도 충분히 고심하고 쓴 단어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단지 이번에는 국립국어원의 의견을 적어볼까 합니다.

 

'닭도리탕'과 관련한 현재까지의 국립 국어원의 입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닭도리탕’에 대해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일>tori[鳥]湯)’이라고 어원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만, 더 구체적으로 어원을 밝히면 ‘닭’+‘니와도리(にわとり, 鷄)’+‘탕(湯)’이 됩니다. ‘니와도리(니와토리)’는 ‘닭’을 뜻하는 일본어인데, [니와(뜻: 마당, 뜰)의 도리(뜻: 새)]라는 의미로 구성된 합성어이며, ‘니와도리’의 축약형인 ‘도리’만 남아 ‘닭도리탕’의 단어 구성 요소가 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일본어에서 ‘닭’을 ‘도리(とり)’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일본어사전을 찾아보면 합성명사가 아닌 단일어 ‘とり’에 대해서도 ‘鶏’라는 한자를 병기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합성명사의 예들도 있습니다. ‘닭고기’를 ‘鶏肉(とりにく, 도리니쿠)’, ‘찜닭’을 蒸し鶏(むしとり, 무시토리), ‘닭구이’를 ‘焼き鶏(やきとり, 야키토리)’라고 하는 것이 바로 그런 예입니다. 따라서 어원상 ‘닭도리탕’은 ‘닭닭탕’과 같은 말이 되는데, 이와 같은 동어반복은 자연스러운 단어 결합은 아니지만, ‘살아생전, 처갓집, 외갓집, 해변가, 돼지족발’처럼 일부 단어에서는 언어 대중의 폭넓은 지지를 받아 사용되고 있기도 합니다. ‘닭도리탕’의 ‘도리’를 ‘부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예: ‘윗도리’, ‘아랫도리’ 등)로 보고 ‘닭을 부분으로 해체해 끓인 탕’으로 해석하는 것은, ‘닭도리탕’이 전통적으로 전해 내려오던 음식이 아니고 비교적 최근에 알려진 음식이라는 점에서 쉽게 수긍하기가 어렵습니다. 한편, ‘닭도리탕’의 다듬은 말인 '닭볶음탕'은 닭을 감자, 당근, 파, 무 등 여러 채소와 함께 볶을 때 채소에서 물이 스며 나와 마치 탕처럼 국물도 생기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볶음’은 대개 국물이 없는 요리를 가리킵니다. 그러나 ‘닭도리탕’에 국물이 있기는 해도 ‘삼계탕’, ‘보신탕’, ‘매운탕’처럼 많은 것은 아니고 ‘찜닭’처럼 국물이 조금 있습니다. ‘닭’과 채소류를 볶을 때 음식 자체의 수분이 배어 나와 국물도 생기기 때문에 ‘볶음(음식의 재료를 물기가 거의 없거나 적은 상태로 열을 가하여 이리저리 자주 저으면서 익히는 일)’이라는 말과 ‘탕’이라는 말이 모두 포함된 ‘닭볶음탕’이라는 대체 용어가 만들어졌습니다. 조리 과정으로 본 음식의 특성과 음식 명칭의 생성 시기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닭도리탕’의 ‘도리’는 일본어 ‘とり’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의 의견이 정답이 아닙니다. 정답이 될 수 없습니다. 사실 글이라는 게 정답이 없는 학문입니다.
그러나 저들의 의견이 저렇다는 것을 알 필요는 있습니다. 
닭볶음탕으로 쓸지, 닭도리탕으로 쓸지는 여러분의 의견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