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하얼빈_후기

weega 2025. 1. 29. 02:37
 
하얼빈(30만 부 기념 에디션)
김훈의 새로운 대표작 『하얼빈』이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어느덧 누적 판매 30만 부를 돌파했다. 이를 기념하여 선보이는 이번 리커버 에디션은 일본의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기차가 머나먼 대륙 저편에서 육박해오는 듯한 중량감을 표지에 담았다. 각자의 이익과 진영에 입각한 무수한 전쟁이 매일같이 벌어지는 지금, 안중근의 ‘대의’보다도 그의 살아 있는 몸과 말과 청춘에 초점을 맞춘 김훈의 이 소설은 여전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 인간으로서 또다른 한 인간
저자
김훈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22.08.03
김훈 작가님을 평소에 좋아해서 읽었습니다.

하얼빈은 많은 사람이 아시다시피 안중근 의사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입니다.

소설은 안중근 의사의 생애를 자세히 보여주진 않습니다.

이미 청년인 안중근으로 작중에 등장했고, 참여한 수많은 전투는 간략한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그저 담담하게 안중근을 보여주며 그가 누구인가를 말할 뿐입니다.

 

소설은 본인 나라를 사랑하는 이토 히로부미의 마음을 묘사하고, 마찬가지로 나라를 생각하는 안중근의 담담한 분노를 그립습니다.

그리고 순종, 이은, 메이지, 빌렘 등 작중 인물의 심리와 생각을 그들의 입장에서 표현합니다.

인물들은 각자 성격에 맞게 결정을 합니다.

 

소설에서 일본은 철저히 정치적 모습을 보여줍니다. 거기서 안중근은 개인으로 발버둥을 칠 뿐입니다.

발버둥을 친 원인이나 그로 인한 결과를 자세히 말하진 않습니다.

원인보다 중요한 일념이 있고, 지금 우리의 모습이 그 결과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작품에 개인적인 감상을 더하자면,

끔찍하고 잔인한 묘사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얼빈을 읽고 나니 잔인한 묘사가 없어도, 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수많은 사상자'라는 글이 얼마나 더 잔인한지 느낍니다.
하얼빈은 피로 쓰인 작품입니다. 글에서는 수십 수백만의 죽음을 표현합니다.
작품은 무척 간략한 표현으로 적혀 있을 뿐입니다.
누가 죽었다. 어디서 얼마나 사망했다.
더 끔찍하게 느껴지는 것은 다른 소설과 달리 그것이 실제 있었던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역사책에서는 독립운동가에 대한 내용만 나옵니다. 그들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아는 경우는 드뭅니다.
책에서는 김아려 여사에 대해 언급이 종종 나옵니다.
그녀는 안중근 의사의 아내로 항상 밖에서 도는 남편을 기다리며 평생 홀로 자녀를 보살폈습니다.

 

저는 생각했습니다.
안중근 의사는 홀로 운명에 맞섰지만, 김아려 여사는 자녀를 지키며 운명에 부딪혔다고.

실제로 그녀는 고국을 떠나 방랑했습니다. 
지금 우리도 스마트폰 없이 타국으로 여행을 가면 막막합니다. 김아려 여사는 고국을 떠나 자녀들과 러시아와 중국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그 막막함에 가슴이 미어집니다.

김아려 여사도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했으며, 안중근 의사처럼 무덤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독립운동가로서 안중근이 아니라 인간 안중근을 생각하게 한 작품입니다.
그리고 저라면 어땠을까 하고 이입되었습니다.
희생, 대가, 옳고 그름, 정의 등 많은 생각을 하게 했고,
안중근 의사가 생각한 대한민국이 지금의 모습인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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