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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어(3)_버진로드

weega 2025. 1. 21. 23:52

'버진로드(Virgin Road)'가 무엇인지 아시나요?
이는 결혼을 준비할 때 흔히 듣는 단어입니다.
바로 결혼식에서 신랑, 신부가 단상까지 걸어가는 길을 의미합니다.
혹자는 아름다운 길이라 합니다.
 
'버진(Virgin)''처녀, 순결'을 의미합니다.
결혼하기 전의 처녀가 마지막으로 걸어가는 길을 의미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순결한 길'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처녀성을 강조하는 단어인 건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결혼은 여자가 주인공이라는 인식을 주는 단어입니다.
 
굳이 써야 하는 단어일까 의문이 듭니다.
이 단어가 어디서 온 걸까요?
 
먼저, 옥스퍼드 사전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구글에 검색해도 영어권에서 왔다는 근거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대신에 1989년 일본 영화 Virgin Road(ばあじん ロード), 1997년 일본 드라마 Virgin Road를 찾았습니다.
그래서 이는 서양에서 온 결혼식 단어가 아니라 일본에서 온 단어로 추측됩니다.
영어권에서는 웨딩 아일(Wedding Aisle)이 더 흔하게 쓰입니다.
 

기독교 형태의 결혼식에서 일본에서 온 단어를 사용할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기독교 형태의 결혼식이라면 '웨딩 아일'이라 말해도 충분해 보입니다.
우리말로 한다면 '주단길' '꽃길' '결혼길' '결혼행진 길' 등이 있지만 앞으로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

 
 

번외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Extra Virgin Olive Oil)'도 '버진로드(Virgin Road)'의 논리로 따지면 차별적 단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유럽 식문화에서 많이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사회적으로 고유명사로 합의한 단어를 바꾸는 것은 힘듭니다.
언어의 사회성은 무척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미래에는 모르겠지만 일단 버진로드부터 차근차근 대체어로 사용하면 어떨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