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맞춤법

아프지 마! 는 틀린 말일까?

weega 2024. 12. 20. 16:19

사실 “아프지 마.”는 문법적으로 틀린 말입니다. 그래서 사용을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말다’는 ‘(동사 뒤에서)-지 말다’ 형태로 온다고 적혀있습니다. 그리고 '아프다’는 형용사입니다. 즉, 문법적으로 형용사인 ‘아프다’ 뒤에는 ‘말다’를 쓸 수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써야 할까요? 
동사인 ‘아파하다’로 만들어 ‘아파하지 마’로 써야 할까요?
“친구야, 아프지 마”. “친구야, 아파하지 마.”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볼 때 두 문장은 다른 문장입니다.
그래서 저보고 교정을 맡긴다면 고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말은 우리 일상의 말입니다. 문법적으로 제약이 있더라도 우리가 흔히 사용한다면 틀리다고 볼 수 없습니다. 

국립국어원_우리말 가나다를 살펴보겠습니다.

[형용사 '아프다'를 활용하여 쓴다면 '아프지 마'로 표현할 수 있겠고, '몸이나 마음에 아픔을 느끼다/어떤 일, 사실 따위를 아프고 괴롭게 여기다' 등을 의미하는 동사 '아파하다'를 활용하여 쓰는 맥락이라면 '아파하지 마'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2023.11.9)

국립국어원에서도 문법적으로 틀리지만 우리가 흔히 사용하기 때문에 인정하고 있습니다.

https://www.korean.go.kr/front/onlineQna/onlineQnaView.do?mn_id=216&qna_seq=285684

 

다른 것도 살펴보겠습니다. 
형용사는 청유형과 명령형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그래서 “건강하세요.” “행복하세요.”도 문법적으로 틀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누가도 이것을 청유와 명령으로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국립국어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행복하세요/건강하세요'의 기본형은 '행복하다/건강하다'이고 품사는 형용사입니다. 형용사는 문법적으로 청유형, 명령형 표현으로 만들어 쓰기 어려우므로 이 점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2024.10.29)

https://www.korean.go.kr/front/onlineQna/onlineQnaView.do?mn_id=216&qna_seq=305115


 

이처럼 국립국어원도 비슷한 유형의 문제에 대해 모순적인 양상을 보입니다. 그러나 이는 문법이 우리말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합니다. 우리말은 변합니다.

국립국어원은 우리의 일상어를 인정하고 보충하고 있지만,

그것을 틀로 규정하는 것은 힘듭니다.

문법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게 얼마나 익숙하게 사용하는 말인지가 더 중요합니다.

 

판단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